둥이 엄마도 헷갈리는 이란성 일란성 차이

일란성 쌍둥이를 임신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기쁨보다 먼저 찾아온 묘한 걱정이 하나 있었다. “나… 설마 내 아이들을 못 알아보면 어쩌지?” 워낙 눈썰미가 없는 편이라 조리원에서 아이가 바뀌어도 모를까 봐 진심으로 두려웠던 기억이 난다. 내 배 속에서 나온 내 새끼를 내가 못 알아본다니, 상상만 해도 아찔하고 미안한 마음이 앞섰다.

일란성 쌍둥이 구별법 예시 사진: 이름표를 활용해 둥이들을 구분하는 방법

■ 엄마는 다 안다더니, 정말 낳고 보니 ‘다른 아이’였다

주변에서는 “엄마는 낳으면 다 알아본다”고들 했지만, 막상 태어난 우리 둥이들은 정말 똑같았다. 사람들이 하도 차이점을 물어보길래 나도 마음먹고 하나하나 뜯어본 적이 있다. 그랬더니 정말 닮긴 닮았더라. 모질도 같고 가마 위치도 똑같고, 얼굴에 흔한 점 하나 없었다.

억지로 억지로 찾아낸 신체적 차이가 고작 ‘아주 미세한 볼살의 정도’뿐이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내 눈엔 그 미세한 차이조차 느껴지지 않을 만큼 그냥 ‘A’와 ‘B’는 애초부터 다른 존재로 보였다. 마치 이름표가 이마에 투명하게 붙어있는 것처럼, 내 눈엔 그냥 다른 애인데 남들은 왜 못 알아보나 싶을 정도였다. 아마도 이는 외모의 차이를 넘어 엄마만이 느끼는 아이들 각각의 고유한 분위기와 기질 때문이 아닐까 싶다.

■ 선생님들을 위한 ‘둥이 구별 필살기’ 공유

하지만 처음 만나는 산후도우미 선생님이나 어린이집 선생님들에겐 우리 아이들이 ‘복사 붙여넣기’ 수준으로 보일 터. 선생님들의 당혹스러운 눈빛을 볼 때마다 미안한 마음이 들어, 나만의 확실한 ‘구별 가이드’를 만들어 공유해 드렸었다. 아이들이 기관 생활을 시작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선생님이 아이들의 이름을 정확히 불러주는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1. 신생아 시절: 포스트잇보다 확실한 ‘의료용 테이프’

일란성 쌍둥이 구별을 위한 의료용 테이프

조리원에서 갓 나왔을 때는 아이들이 너무 작아서 신체적 특징을 찾기가 더 힘들다. 이때 유용했던 게 바로 **의료용 흰색 종이테이프(일명 종이반창고)**다. 볼펜으로 이름을 써서 그날그날 옷에 툭 붙여주면 끝. 접착력이 적당해서 옷 상할 걱정 없이 잘 붙고 잘 떨어진다. 매일 아침 이름을 붙여주며 선생님들이 헷갈리지 않게 도와드린 일등공신이었다.

2. 영아기 필수템: ‘네임 턱받이’의 위력 아이들이 조금 커서 침을 많이 흘리던 시절엔 턱받이를 적극 활용했다. 의류용 이름표를 턱받이에 딱 붙여서 보내는 것! 선생님들이 아이들 이름을 부를 때 얼굴을 한참 들여다보며 고민하지 않아도 바로 이름을 불러주실 수 있게 배려해 드린 나만의 필살기였다.

3. 현재 진행형: 턱받이 졸업 후 ‘이름 자수 머리핀’ 이제는 아이들이 자라 턱받이를 졸업할 개월수가 되었다. 특히 새학기를 맞아 새로운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나는 시기라 구별법이 더 중요해졌다. 그래서 요즘은 아이들의 이름이 정갈하게 자수 놓인 머리핀을 활용하고 있다. 턱받이만큼 눈에 띄면서도 아이들의 등원룩을 해치지 않는 예쁜 액세서리라 선생님들도 훨씬 편해하신다. “머리핀에 이름이 있으니 아이들 이름을 틀리지 않고 바로 부를 수 있어 너무 좋아요”라는 선생님의 말씀을 들을 때마다 준비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 매니큐어? 고민 끝에 포기한 방법들

일란성 쌍둥이 구별법을 검색하면 가장 많이 나오는 게 ‘아기 발톱에 살짝 매니큐어 칠하기’다. 하지만 막상 낳고 보니 아기 발가락이 너무 작고 소중해서, 그 독한 매니큐어를 바를 엄두가 도저히 나지 않았다. 연약한 아기 피부에 화학 성분이 닿는 것이 꺼려졌다. 결국 나는 조금 더 손이 가더라도 ‘이름표’와 ‘자수 아이템’ 방식을 택했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 시간이 흐르면 결국 ‘사랑’이 구별해준다

신기하게도 이렇게 힌트를 드리고 나면, 한 달 정도 지난 뒤 선생님들도 “어머, 이제 보니까 정말 다르네요! 웃는 게 달라요!”라며 웃으신다. 겉모습은 똑같아도 아이마다 가진 고유한 에너지와 웃는 표정, 옹알이 소리가 보이기 시작하는 것이다.

혹시 지금 일란성 쌍둥이를 임신하고 “내가 구별 못 하면 어쩌지?” 걱정하는 예비 맘이 있다면 말해주고 싶다. 걱정 마세요. 엄마 눈에는 세상에서 가장 친절한 구별 기호가 보일 거고, 정 안 되면 우리에겐 ‘이름표’와 ‘자수 머리핀’이라는 든든한 지원군이 있으니까요! 오늘도 모든 쌍둥이 엄마들의 위대한 여정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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